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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 교육, 가족의 행복사회문화 연구보고서 2021. 8. 20. 08:36
한 끼의 식사는 대화를 통한 가족의 회복과 소통을이루어 낸다. 또한 가족 간의 식사는 자녀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준다. 가족 식사가 사회적 소통으로 이어지는 통로인 것을 많은 사람들은 간과하고 있는 요즘, 가족이라는 공동 운명체의 결속을 다지는 식사의 중요성을 알아보자.
■ 가족 식사시간이 행복을 좌우한다
이른바 ‘먹방’, ‘쿡방’이 유행한 지 꽤 되었다. 그 중 요즘 인기 있는 ‘먹방’으로 예능인들이 일반인의 집을 예고없이 찾아가 한 끼의 식사를 요청하는 방송이 있었다. 흥미를 끄는 부분은 스스럼없이 문을 열고 과객(過客)을 맞아들이는 사람들이 대부분 2대 혹은 3대의 가족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가정이라는 점이다.
시청자는 이런 가족의 모습을 통해 도란도란 둘러앉아 음식을 먹던 옛 기억을 추억하고, 화목한 가족의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 사회가 핵가족화되고 현대화되면서, 함께 밥을 먹고 대화하던 향수를 자극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이 아닐까 싶다.
요즘은 가족이 한 식탁에서 앉기는커녕 하루에 얼굴 한 번 마주치기 어렵다. 모든 가족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침을 거르는 가족의 수는 갈수록 늘고, 저녁 시간은 저마다 바빠 온 가족이 모이는 게 쉽지 않는 게 현실이다. 물론 식사가 가족의 행복을 이루는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린 시절 그랬듯이 시시콜콜한 하루의 일상을 반찬 삼아 이야기하고 부모님의 당부를 듣고 각자의 생각을 공유했던 그 식사는 ‘먹는 행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부부의 데이트 코스이자 자녀의 배움터 결혼 생활 1년 차든 10년 차든 결혼 전 연애하던 시절을 돌이켜 보면 누구나 즐거웠던 기억이 떠오를 것이다. 특별히 생산적인 일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았던 연애시절, 그 과정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식사 시간이다.
서로 눈을 맞추며 대화를 하고 상대의 새로운 모습을 알아가는 그 시간은 함께 밥을 먹는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이는 결혼 후에도 변하지 않는다. 부부가 같이 하는 식사 자리는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장소가 아니라 부부가 각자의 자리에서 겪었던 일상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하는 시간이다. 정서적 교감을 통해 관계를 긍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위로와 결속력을 세우는 장소인 것이다.
부부도 그렇지만 아이들에게 가족 식사는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자신이 보는 주변 환경과 인물에 대한 정보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여 자아를 형성하고 성장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가족이 함께하는 식사 자리는 신체적, 심리적 부분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 이유이다. 그렇다면 밥상머리 교육은 실제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 건강을 먹는 아이들
어린이 청소년의 인스턴트 음식 과다 섭취는 이미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은 혼자 혹은 친구들과 함께일 때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족 식사의 빈도가 높을수록 아이들의 두부류, 생선류, 채소류, 해조류 등의 건강식품 섭취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은 부모가 차려준느 식탁에선 '건강'을 먹는 것이다.
■ 예절을 먹는 아이들
아이는 부모의 모든 긍정적 혹은 부정적 행동을 모방한다. 이는 식사 습관과 예절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는 부모의 올바른 식습관을 통해 식사 예절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운다. 이는 아이가 바른 인성을 이루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미국 컬럼비아대학은 가족이 함께 저녁 식사를하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문제 해결 능력과 학업성취도가 높고, 청소년들의 흡연, 음주, 마약 경험률과 반비례 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 어휘를 먹는 아이들
아이들에게 식사 시간은 놀이 시간이나 책 읽는 시간보다 어휘를 가장 많이 습득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하버드 의과대학은 아이들이 사용하는 2,000여 개 어휘를 기록하고 출처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 중 1,000개 이상이 가족식사 시간에서 나온 말들이었고 책을 읽는 상황에서 나온 어휘는 143개가 전부라고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식탁은 아이가 어른의 대화를 관찰하는 자리이며, 어휘뿐만 아니라 대화하는 방법, 타협, 설득하는 능력을 익히는 장소라고 하였다.
- 에디터 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