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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조선업 경기는?경영경제뉴스 2022. 10. 21. 07:07
얼마전까지만 해도 수주난에 허덕이던 조선업계는 올들어 하반기를 시작으로 호황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이에 현대중공업그룹을 비롯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주요 조선 3사의 올 3분기 실적도 본격적인 개선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고금리와 고환율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요 수요산업인 해운 등의 부진이 현실화되면서 조선 산업의 호황이 '삼년천하'로 끌날 수 있다는 경고도 만만치 않다.
일단 조선업종의 실적은 올 하반기인 3분기를 기점으로 본격화될 조짐이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조선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809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영업손실 규모가 각각 400억 안팎이나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부터 들어온 수주 물량이 회계에 본격 카운팅 되는 시점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조선 3사는 최근 3년 사이 글로벌 선박수주 시장에서 중국 업계와 1위 경쟁을 펼칠 정도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의 올 3분기 실적에 대해 "2020년 4분기부터 늘어난 수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다"며, "일회성을 제외해도 물량 증가로 본격적 흑자 구간 진입을 전망한다"고 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올해 수주 회복세가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인 1~2년 이후가 걱정이다. 더욱이 글로벌 경기침체가 올 하반기 이후부터 짧게는 내년, 길게는 2~3년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최근의 호황세가 자칫 '반짝 호황'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한숨도 흘러나온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올해 9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 감소한 217만CGT(56척)을 기록했다. 특히 1~9월 누계 발주량은 3,034만CGT로 전년 동기 4,465만CGT 대비 1,432만CGT(32%↓)나 감소했다.
이는 주요 수요 산업인 해운 등의 부진이 가시화되고 있는 점과도 궤를 같이 한다. 미국, 영국 등 세계 각 국이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해 금리인상 등으로 국제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컨테이너선 등 해운임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중국 업체들의 저가 수주 움직임이 재연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에 우리 조선업계는 EU 등의 환경규제에 대비한 친환경 고부가치 선박 개발 및 마케팅으로 극복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앞으로 우리 업체들의 수주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 경기 상황을 우리도 모니터링 중"이라며, "경기도 경기이지만 몇 년 전부터 횡행한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가 우리 업체들에게는 더 타격이 예상된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